이번 호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설립한 '가자 인도주의 재단'의 실체를 다룹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작으로 탄생한 ‘가자 인도주의 재단(Gaza Humanitarian Foundation, GHF)’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미국은 이 재단이 가자 위기를 해결할 열쇠라고 주장하지만, UN과 국제 구호단체들은 이를 “정치적 쇼”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현재 가자지구는 두달째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해 극심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 주민 5명 중 1명이 기아 상태에 있으며, 93%가 심각한 식량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7만 명의 어린이가 급성 영양실조로 긴급 치료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GHF는 가자 전역에 “기본적인 양의 식량”을 제공하겠다며 나섰습니다. 오는 5월 말 출범 예정인 이 재단은 미군 출신 제이크 우드가 이끌며, 이스라엘군과 협력하고 민간군사기업이 보안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될 방침입니다.
이를 두고 UN과 11개 국제 구호단체들은 해당 계획을 “명백히 거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UN 인도주의 책임자 톰 플레처는 지난주 안보리에서 GHF를 “냉소적인 사이드쇼이자 의도적인 방해 공작”이라고 직격했습니다. 그는 이 계획이 “기아를 협상 카드로 만들고, 원조를 정치적·군사적 목적에 종속시킨다”고 비판했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성명을 통해 “공정성, 인도주의, 독립성이라는 핵심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메커니즘 하에서는 일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스라엘군이 배급소 주변에 주둔할 계획이라는 점이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건 GHF가 강제 이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초기 배급소가 가자 남부와 중부에만 설치되면, 북부 주민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도적 지원을 무기화 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강탈을 앞당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재 가자에는 이미 400개의 배급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구호단체들은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물류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3월 2일부터 모든 식량과 구호물자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자의 인도주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새로운 기구의 창설이 아니라, 이미 설치된 배급소와 이미 활동 중인 구호단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가자 봉쇄를 푸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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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대학 졸업식에서 학생들의 정치적 발언이 징계로 이어지는 일이 잇따르면서,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뉴욕대학교(NYU) Gallatin을 졸업한 로건 로조스(Logan Rozos)의 지난 15일(현지시간)졸업 연설과 대학 측의 대응이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그는 연설 중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언급하며 “지금 이 순간,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해야 할 유일하게 적절한 것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건 학살입니다. 미국이 정치적,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우리의 세금으로 자행되고 있습니다”라는 그의 발언에 청중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반면 뉴욕대는 "사전에 연설 내용을 거짓말로 밝혔다"며 "징계 조치를 취하는 동안 그의 졸업장을 압류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비슷한 일은 조지워싱턴대학교(GWU)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졸업생 세실리아 컬버(Cecilia Culver)는 연설에서 “내 학비가 집단 학살에 쓰인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대학의 팔레스타인 관련 활동에 대한 억압을 비판하고, “이스라엘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대학이 정보를 공개할 때까지 기부를 보류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대학 측은 컬버의 캠퍼스 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하게 대응했습니다.
이처럼 졸업식이 학생들의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무대가 되자, 대학과 미국 정부는 점점 더 강경하게 대응하는 분위기입니다. Foundation for Individual Rights and Expression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정치적 발언으로 제재를 받은 학생은 1,000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2023년 이후로는 매년 전체 통계의 41% 이상의 학생이 팔레스타인 관련 발언에 대한 법적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학교와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국토안보부는 하버드가 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국제 학생 비자 프로그램 인증(SEVP)을 박탈했습니다. 이는 하버드가 앞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뜻이죠. 이미 재학 중인 수천 명의 국제 학생들도 비자 문제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고민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관련 기사 | BBC, Kayla Epstein. Trump administration ends Harvard's ability to enrol international students Democracy Now.
NYU Withholds Diploma of Commencement Speaker Who Condemned Israel’s Genocide in Gaza | Democracy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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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서는 최근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일선의 보도를 통해 공유하고, 정리해드립니다. 1996년 뉴욕에서 시작된 독립 언론 데모크라시 나우 (Democracy Now), 1989년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인권 옹호 비영리 단체 벳셀렘 (B'Tselem), 2001년 시카고에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전문 독립 언론 일렉트로닉 인티파다 (The Electronic Intifada) 의 글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료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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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 NOW] 이탈리아 의원들은 라파 국경에서 가자 봉쇄 항의 시위, 네덜란드 10만 시위대는 거리로 (바로 가기)
지난 일요일, 이탈리아 의원 대표단이 가자와 맞닿은 이집트 측 라파 국경에서 항의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같은 주말 런던과 헤이그에서도 대규모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렸는데,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붉은색 옷을 입은 10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우며 정부에 '레드라인'을 그어 이스라엘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정치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나서 가자 봉쇄 해제와 팔레스타인 연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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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 NOW] 유럽연합, 이스라엘과의 관계 재검토; 스페인 의회, 이스라엘 무기 금수 조치 촉구 (바로가기)
유럽연합(EU) 외교 정책 책임자가 지난 화요일 가자지구의 "재앙적" 상황을 이유로 27개 회원국이 이스라엘과의 정치적·경제적 협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별도로 스페인 의회는 같은 날 정부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부과할 것을 촉구하는 비구속적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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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Jazeera] 미국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총격 살해, 용의자 "팔레스타인을 위해서"(바로 가기) 지난 수요일 워싱턴 DC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희생자는 이스라엘인 야론 리신스키와 미국인 사라 밀그림으로, 친이스라엘 단체 행사를 마치고 나오다 총격을 당했습니다. 시카고 출신 용의자 엘리아스 로드리게스는 총격 직후 팔레스타인 해방(Free Palestine)을 외치며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고, "팔레스타인과 가자를 위해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로 인한 전 세계적 분노가 극단적 폭력으로 이어진 비극적 사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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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lectronic Intifada] 가자지구의 금, 생존을 위한 화폐가 되다 (바로 가기)
이스라엘의 봉쇄가 계속되는 가자지구에서 금이 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 되었습니다. 누세이라트 난민촌의 금 거래상 다히 아부 주마(76)는 "이제 사람들은 금을 사러 오는 게 아니라 식량과 분유를 사기 위해 팔러 온다"며 "한 여성은 밀가루를 구하러 나갔다가 사망한 남편의 유품인 금팔찌를 팔아 자녀들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전쟁 전 결혼의 상징이었던 금은 이제 가자 주민들의 하루하루를 버티게 하는 생존 화폐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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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서는 이번 한 주 동안 한국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오프라인 모임 및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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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제18차 팔레스타인 대화모임: 미국은 왜 이스라엘을 감싸는가? (링크) 📆 5월 23일 (금) 19:00 📍서울 마포구 망원동 동교로 41, 2층, 플랫폼C (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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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문화제] 팽팽문화제 다큐멘터리 상영 <성스러운 탈환-팔레스타인 땅을 훔치다> (링크) 📆 5월 24일 (토) 20:30 📍하제마을 팽나무 아래 야외 상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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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소수자 대학원생, 신진연구자 네트워크] 제 17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우리의 시대는 다르다" (링크) 📆 5월 24일 (토) - 25일 (일) 10:00 – 18:00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길 62, 한빛미디어 A동 2층 강의실 60 & 강의실 40, B동 1층 리더스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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