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한국 과학기술인들의 선언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종을 다룹니다.
한국 과학기술계가 한국의 이스라엘 협력을 전면으로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4월 21일, 과학의 날을 맞이해 과학기술인들은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 모여 "과학이 가자 집단학살의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는 구호를 내걸고 한국-이스라엘 과학기술교류 동결을 촉구한 것입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1994년 과학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2022년 양자 협력 협정을 체결하여 연구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협정 이후 설립된 한-이 산업연구개발재단에서는 꾸준히 농업, 통신, 에너지, 반도체, 교통수단, 보건 분야에 관한 연구 등 전 산업에 걸친 협력을 지금까지도 활발히 지원하고 있으며, 작년 7월 우리나라 산업부 주관으로 열린 한-이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에는 아예 방산업체 Israel Aerospace Industries (IAI)가 협력을 타진하기 위해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박재용 씨는 "과학기술이 가치중립적이라는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미신에 불과하다"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AI 기반 표적 선정 시스템을 대규모로 도입해 전례 없는 속도로 민간인과 건물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라벤더', '합소라'와 같은 AI 시스템이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남성을 '잠재적 표적'으로 분류해 암살 대상으로 추천하고, 'Where's Daddy?'는 표적 인물이 가족과 함께 집에 있을 때 공격이 이뤄지도록 설계되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백도명 씨는 "지금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의 전쟁은 한 지역의 보건의료 기반을 모두 무너뜨리고 있는 것을 넘어서, 다음 세대에도 회복 불가능한 심리적, 문화적, 그리고 생태적 파괴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가자 지역 36개 병원, 93개 일차보건시설이 모두 파괴되었거나 파괴되고 있고, 500명이 넘는 보건의료인력들이 사망하고 붙잡혀 갔다"는 등 가자의 심각한 피해를 설명했습니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수석부지부장 김강리 씨는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이후에 선 우리는, 우리가 생산한 정보와 지식이 언제든 전쟁과 학살에 악용될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다"며 "지식생산자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저항하는 민중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한국 과학기술인들의 움직임은 세계적인 학술 보이콧 흐름과 맞닿아 있는데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자아 씨는 캐나다의 72,000명 규모 대학 교수 협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과 투자 철회, 제재를 지지하는 결의를 채택했고, 베이징 대외경제경영대학은 이스라엘 캠퍼스를 폐쇄했으며, 스페인에서는 76개 대학이 속한 총장협의회가 모든 이스라엘 대학과의 협력을 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소개했습니다. 일부 학술계가 더 이상 이스라엘의 학살을 묵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겁니다.
끝으로, 이번 성명에는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등 과학기술계 단체와 77명(외 44명)의 과학기술인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국가 총력전 상황에서는 모든 과학기술이 전쟁에 쓰일 수 있다"며 "이스라엘이 휴전에 다시 응해 영구적인 휴전 협정을 체결할 때까지만이라도, 협력 사업 진행과 지원을 멈추자"고 촉구했습니다.
관련 기사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과학이 가자 집단학살(Genocide)의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과학의 날 맞이, 과학기술인들의 한국-이스라엘 과학기술교류 동결 촉구 입장 발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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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의 나이로 현지시간 21일 선종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을 중심으로 일해왔습니다. 최초의 비유럽권 출신 교황으로서, 가장 진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는 동성애 연인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하고, 여성의 고위직을 임명하는 등 다양한 교회 개혁에 힘쓰며 종교의 진정한 가치를 몸소 실천했습니다.
12년 동안 바티칸을 지휘했던 그가 임종의 순간까지도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것은 바로 가자의 평화입니다. 가자지구 성당의 신부인 가브리엘 로마넬리에 따르면, 선종 이틀 전까지도 교황은 가자지구에 전화를 걸어 ‘내가 당신과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시라’며 전쟁의 상황에 있는 교인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주며 기도했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생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상황이 인종학살임을 국제사회가 분명히 정의해야한다며 가자지구 시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마지막이었던 부활절 미사에서도 그는 가자지구에서의 상황을 언급하며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의 목소리를 통해 “전쟁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촉구하고 인질을 석방해 평화의 미래를 열망하는 굶주린 이를 도와줄 것을 호소한다"는 말을 남기며 가자지구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죠.
한편, 교황의 선종을 둘러싼 이스라엘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지난 21일, 교황의 선종 직후 이스라엘의 공식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는 "평안히 잠드소서. 프란치스코 교황님. 그분의 기억이 축복으로 남기를"이라는 애도의 메시지가 게재 되었지만, 몇시간 후 삭제되었는데요. 이후 23일부터 전 세계 이스라엘 외교 공관들에게도 모든 추모 글을 삭제하고, 바티칸 대사관의 조문록에도 서명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현재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그 어떤 공식 서명에서 그를 추모하는 게시물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요. 이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가자지구의 평화를 촉구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일종의 보복적 외교 태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교황이 남긴 평화와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남겨진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관련 기사 | 장재은, 연합뉴스. [교황 선종] 네타냐후, 가자전쟁 비판 싫다고 애도까지 선긋나 DEMOCRACY NOW. Pope Francis Dies at 88, Hours After Calling for Gaza Cease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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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서는 최근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일선의 보도를 통해 공유하고, 정리해드립니다. 1996년 뉴욕에서 시작된 독립 언론 데모크라시 나우 (Democracy Now), 1989년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인권 옹호 비영리 단체 벳셀렘 (B'Tselem), 2001년 시카고에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전문 독립 언론 일렉트로닉 인티파다 (The Electronic Intifada) 의 글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료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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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 NOW] 칸 영화제 선정 하루 만에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가자지구 사진기자 파트마 하소나 (바로 가기)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던 25세 팔레스타인 사진기자 파트마 하소나(Fatma Hassona)가 4월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족 10명과 함께 사망했습니다. 가자 주민들의 고통과 일상을 기록해온 그녀는, 최근 이란 출신 감독 세피데 파르시(Sepideh Farsi)의 다큐멘터리 《Put Your Soul on Your Hand and Walk》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는데요. 해당 작품은 2025 칸 영화제 ACID 부문에 공식 선정되었으며, 그녀는 바로 그 다음 날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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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 NOW] 트럼프의 반다양성 압박에 첫 공개 반기 든 하버드 총장 (바로 가기)
하버드대가 트럼프 대통령 측의 '반다양성 정책' 요구에 대해 정면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앨런 가버(Alan Garber) 총장 대행은 공개서한을 통해, 대학의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는 하버드의 핵심이며, 외부 정치세력의 간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진영이 추진 중인 보수적 대학 개혁 움직임에 대한 사실상 첫 공개적인 반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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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ctronic Intifada] 가자지구에서 국제법의 붕괴를 목격한다 (바로 가기)
이스라엘은 의료진과 구호요원을 표적으로 삼고, 유엔 보호소와 구호시설을 파괴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를 묵인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은 인도법과 인권을 명백히 침해하고 있음에도,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있죠.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국제기구와 국제법의 무력화를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일렉트로닉 인티파다에서 해당 의제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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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elem] 이스라엘 정부의 인권단체 파괴 (바로 가기)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Itamar Ben-Gvir)가 지난 22일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공화당 주요 의원들이 가자지구의 식량 및 인도적 지원 창고를 폭격하는 그의 정책을 지지했다고 밝히며, "인질을 안전하게 귀환시키기 위해 군사적 압박을 높이고, 지원 창고를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한편, 그의 미국 방문에 대해 예일대학교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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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스라엘, ‘가자 유엔시설 포격’도 뒤늦게 “오판” 인정 (바로 가기)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가자지구에서 유엔 시설을 포격한 사건에 대해 인정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자국군의 책임을 부인했으나, 내부 조사 결과 지난달 19일 가자지구 중부에 있는 유엔 시설에 대한 포격은 이스라엘군 전차에서 발사된 포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유엔의 불가리아 구호 활동가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당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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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서는 이번 한 주 동안 한국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오프라인 모임 및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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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생협, 참여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한국대학생협동조합연합회] 지도에서 사라진 땅, 팔레스타인 농민의 삶과 올리브 (링크) 📆 5월 15일 (목) 19:00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9길 16,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참가신청)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학생 공동행동] 와지브 영화 상영회 (링크) 📆 4월 29일 (화) 시간 추후 안내 📍고려대학교, 상세 장소 추후 안내 (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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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슨투더시티] 팔레스타인 해방: 포스터 궐기대회 (링크) 📆 ~ 7월 30일 (수) 📍온라인 (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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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나크바 77년 팔레스타인 연대 포럼 (링크) 📆 5월 3일 (토) 13:00-18:00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6, 서울 교원챌린지홀 (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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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서울 82차 집회와 행진 (링크) 📆 4월 27일 (일) 14:00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 광화문 교보문고 앞 |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울산 30차 집회와 행진 (링크) 📆 4월 27일 (일) 14:00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동 1571-10, 파스쿠찌 울산 삼산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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