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속 팔레스타인 해방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살펴보아요. 안녕하세요, 봉기입니다.
한 주사이 이곳 한국의 날씨는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문화예술을 즐기기에 높아진 하늘, 산들거리는 바람만큼 좋은 날씨도 없는데요. 특히 세계적인 영화제가 연달아서 개막하고 있죠. 베니스, 토론토에 이어 곧 부산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봉기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영화인들의 국제적 연대, 그리고 오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된 영화들을 통해 영화 산업에서의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을 살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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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부산의 한 영화 상영관 앞, 팔레스타인 국기가 그려진 피켓을 든 시민의 1인 시위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 영화라는 지적이 이어진 <개와 사람에 관하여> 상영 강행을 향한 분노의 표출이었습니다. 80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문화워싱을 거부하는 문화예술인 선언” 성명을 발표하면서 상영 철회를 촉구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부산국제영화제는 앞으로 영화 선정에 신중을 가하겠다고 답하였습니다. (관련 비평 읽기)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이스라엘 제작 영화는 한 편도 선정되지 않았고, 팔레스타인 영화인이 제작하였거나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영화가 총 네 편 (영혼을 손에 품고 걷는다, 공존이라니, 웃기시네!, 나의 친애하는 후세인, 힌드의 목소리) 소개될 예정입니다. 과거의 외침이 현재를 살려, 우리는 더욱 많은 팔레스타인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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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손에 품고 걷는다 (2025)> | 이란인 영화 감독 세피데 파르시가 팔레스타인의 사진기자이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파티마 하수마와의 영상 통화 클립과 포토 에세이를 엮어 만든 영화입니다. 평생 전쟁 속에서 살아온 두 작가가 서로의 삶을 공유하면서, 아주 작은 화면을 통해 연결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초국가주의 사회에서의 연대에 대해 긍정하게 되다가도, 영화가 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에 의해 사망한 파티마 하수마를 떠올리게 됩니다. 파티마 하수마의 마지막 푸티지들을,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09.21 (화) 20:00, 09.24 (금) 20:00, 09.25 (토) 16:00 상영
*24일과 25일 상영에는 감독과의 대화가 준비되어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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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이라니, 웃기시네! (2025)> | 이스라엘 출신의 활동가이자 코미디언인 노암 슈스터‑엘리아시가 동명의 코미디 쇼를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입니다. 5년의 시간 동안 영화 속 카메라는 노암의 아주 사적인 이야기부터 정치적인 여정까지 모두 포착하는데요. 코미디언으로서 승승장구하던 그녀가 2023년 10월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을 목격한 이후의 혼란을 담으면서, 관객들과 함께 이 비극적인 현실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적인 성찰을 풍자와 함께 제시합니다. (영화 웹사이트 가기)
🎞️ 09.18 (토) 17:00, 09.21 (화) 09:30, 09.22 (수) 17:00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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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후세인 (2025)> | 팔레스타인 출신의 영화감독 알렉스 바크리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인 <나의 친애하는 후세인>은 팔레스타인의 영화관 ‘예닌’의 마지막 영사기사였던 후세인 다르비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독일의 한 NGO가 예닌을 재개장하려고 하자, 그는 다시 예닌으로 돌아가 일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웨스트뱅크 전역을 돌아다니고, 이스라엘로 넘어가려고 시도하는 등 다 부서져가는 예닌의 영사기를 작동시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고 하지만, 그의 시대는 이미 끝난 후입니다. 끝나가는 팔레스타인 영화의 세대를 붙잡으려고 하는 후세인 다르비의 모습을 팔레스타인의 문화와 민족에 대한 은유로 읽어보면 더욱 감동적인 관람이 될 것입니다.
🎞️ 09.20 (월) 16:30, 09.21 (화) 09:30, 09.23 (목) 13:00 상영 *20일과 21일 상영에는 감독과의 대화가 준비되어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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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드의 목소리 (2025)> | <울파의 딸들 (2023)>을 연출한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의 신작으로, 2024년 1월 29일 가자 지구에서 벌어진 소녀 힌드 라잡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2024년 1월 29일, 친척과 함께 차로 대피하던 팔레스타인 소녀 힌드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의해 사망하기 직전, 적신월에 도움을 요청하며 걸었던 통화 내용을 따라가는데요. 제82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이 영화는 감독이 뉴스에서 힌드 라잡의 통화 내용 일부를 듣고, 적신월을 통해 원본 오디오 전체를 확보, 긴 인터뷰와 연구 끝에 영화 제작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 09.18 (토) 13:30, 09.19 (일) 20:00, 09.25 (토) 16:30 상영 *20일과 21일 상영에는 감독과의 대화가 준비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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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의 영화 이외에도 부산국제영화제는 <가다-팔레스타인의 노래 (2005)>, <천국을 향하여 (2004)> 등 다양한 팔레스타인 영화를 소개했었는데요. 올해는 특별히 그 양이 많은 것이 눈에 띕니다. 이렇게 팔레스타인 관련 영화 상영이 늘어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읽을 수 있을까요?
시각 인류학에서는 시각적 주권(visual sovereignty)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는 단순 정치적, 법적 권력이 아니라 문화적·지적·예술적 차원의 주권, 즉 당사자성이 있는 이야기를 스스로 구성하고 재현하는 권리를 의미하는데요. 풀어서 설명하자면 소수민족 혹은 피식민 국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영상으로 담아 고유의 언어를 구축하는 것을 뜻합니다. (Raheja, 2007)
시각적 자주권은 타자가 만들어온 왜곡된 이미지에 저항하고, 공동체의 지식과 전통을 영상 언어로 구현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주권을 통한 영상 작업은 기존 영상의 식민지성을 전복하고, 자신의 목소리와 시각이 담긴 자기 재현을 통해 기존의 문법에 도전하며 궁극적으로는 세대와 국경을 넘는 고유한 담론을 이끌어내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린 네 편의 영화가 시각적 주권을 일부 성취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팔레스타인 출신 감독이 연출한 <나의 친애하는 후세인>은 Arab Fund for Arts and Culture(AFAC)의 후원을 받고 제작되었으며, 그 기획부터 상영, 후원금의 출처까지 시각적 자기 결정권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인데요. 계속해서 팔레스타인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소개되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현재를 시각과 음성의 심상으로 기록하는 기록 매체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저항의 일부로서 그들의 주권을 굳건히 하는 도구로 기능할 것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응원하고 싶으신 분들은 오는 주, 부산에 가서 팔레스타인 관련 영화들을 감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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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팔레스타인과 관련하여 일어난 이야기를 일선의 보도를 통해 공유하고, 정리해드립니다. 1996년 뉴욕에서 시작된 독립 언론 데모크라시 나우 (Democracy Now), 1989년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인권 옹호 비영리 단체 벳셀렘 (B'Tselem), 2001년 시카고에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전문 독립 언론 일렉트로닉 인티파다 (The Electronic Intifada) 의 글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료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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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uardian] 영화계 인사들, '제노사이드 연루' 이스라엘 영화 기관과 협력 거부 서약 (바로가기)
요르고스 란티모스, 올리비아 콜맨, 마크 러팔로,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 등 3,900명이 넘는 배우와 감독, 영화계 전문가들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제노사이드와 아파르트헤이트에 연루된' 이스라엘 영화 기관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서약했습니다. 이 서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에 기여한 문화적 보이콧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이스라엘 정부와 협력하는 영화제, 제작사 등 기관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에 이스라엘 제작자 협회는 "이스라엘 창작자들은 분쟁의 복잡성을 알려온 주요 목소리"라며 이번 보이콧이 잘못된 대상을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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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news]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 가자지구 봉쇄 돌파 위한 구호 선단 합류 (바로가기)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2019)>으로 유명한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이 이스라엘의 봉쇄로 가로막힌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글로벌 수무드(Global Sumud) 선단'에 합류했습니다. 수무드는 아랍어로 저항을 뜻합니다. 에넬은 "이스라엘 정부가 의도적으로 조장한 기근"으로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 선단에는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아다 콜라우 전 바르셀로나 시장 등 여러 국가의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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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규탄한 까닭 (바로가기)
지난 8월 말 개막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규탄하는 목소리의 장이 되었습니다. 영화인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가자지구 학살'에 대한 명확한 규탄을 영화제에 촉구했으며,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영화제 측은 이스라엘군에 희생된 6살 소녀의 비극을 다룬 <힌드 라잡의 목소리>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는 것으로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짐 자무시 감독의 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2025)>의 배급사가 이스라엘과 깊이 연관돼 있단 사실이 알려지며 '집단학살 공모'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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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주 동안 한국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오프라인 모임과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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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가자지구 4차 피해주민 긴급구호 (링크)
📆 9월 15일(월) 16:10 전 까지
📍 온라인 모금 |
🔉[The Sameer Project] 우리는 집단학살을 반대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한다 (링크)
📆 9월 19일 (금) 19:00 📍서울 중구 을지로 11길 31, 4층, 신도시 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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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부산국제영화제 (링크)
📆 9월 17 - 26일 📍부산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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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927 기후정의행진 (링크)
📆 9월 27일(토) 15:00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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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가자 학살 2년 10.12 전국 집중 행동의 날 (링크)
📆 10월 12일(일) 14:00 📍서울 도심(추후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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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면]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 활동가 단체 (사미르 프로젝트) 기부를 위한 『팔레스타인 시선집』북번들 판매 (링크)
📆 9월 3일(수) ~ 📍구글닥스 구매 신청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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