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가자지구가 다시금 폭력으로 물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북부 인구 밀집 지역인 가자시티에 공습과 포격을 가하고, 잇따라 지상군을 투입했는데요. 이번 포화는 그리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격이 있기 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와 인접한 지역에 거주 중인 이스라엘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스라엘군은 주민 대피령을 내리며 “가자지구를 장악하기 위한 공격”을 예고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가자시티의 고층 건물들이 요격당하기도 했는데요. 표적이 된 고층 건물들은 실제 환자들이 입원해 치료를 받는 병원, 난민수용소가 위치한 도시의 중심가 등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위험이 다분한 곳이었습니다. 실제 보고되기로 이번 공격을 통해 16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은 요격한 건물들에 하마스 대원들이 숨어 있었다고 주장하며 민간인을 향한 공격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인에 대한 군사 공격은 제네바협약을 포함한 각종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관련기사읽기)
이스라엘 당국자의 발언에 따르면, 이번 공격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뿌리 뽑고자 하는 것이 하마스가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간 이스라엘과 이스라엘군의 행보를 고려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공격은 하마스 소탕 ─내지는 2023년 10월 7일에 대한 보복─이 아닌 팔레스타인 땅을 그 누구도 살 수 없는 땅으로 초토화하는, 전면 백지화시키는 인종청소 작업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2023년 10월 7일 이후부터 지난 9월 14일까지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인구는 약 6만 5000명으로 (관련기사읽기), 이 중 83%는 민간인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읽기) 전체에서 고작 17%를 차지하는 하마스 대원을 제거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전체 6만5000명의 83%에 달하는 민간인은 함께 죽여야 했던 것입니다. 제3의 국가에서 하마스의 수뇌들을 간단하게 암살했던 이스라엘의 군사력과 기술력을 상기해 본다면, 이스라엘의 무식할 정도로 단순한 공격들이 정말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목적이었나 되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 공격의 목적 혹은 명분을 여전히 하마스 격퇴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제네바 협약과 그의 부산인 국제인도법(IHL), 종류별 무기 사용 규약,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전쟁범죄 규정 등은 ‘어떤 상황에서도 민간인 살상을 최소화하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두고 있습니다. (관련기사읽기) 이스라엘은 배보다 큰 배꼽을 가지고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배꼽을 배로 속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땅에서 벌어지는 실상을 우리가 조금이라도 직시한다면 어렵지 않게 이스라엘이 열심히 배라 주장하는 것이 배꼽임을 알 수 있죠. 이것은 명백한 전쟁범죄입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독단적인 소행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은 아닌 척하지만, 공격 이전에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죠. (관련기사읽기) 이는 유럽 대륙의 움직임과는 꽤 상반된 행보입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 9개국이 오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선언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죠.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7월 이스라엘에 휴전 동의, 군사작전 중단, 협상 참여를 요구하며, 이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하지만 영국에 엄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스라엘은 유엔 총회를 앞두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다시금 공격했죠. (관련기사읽기)
중동 국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9일 휴전 협상을 위해 카타르 도하에 머물던 하마스 대표단이 습격당하자, 중동 국가들은 도하에 집결해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중동 국가가 팔레스타인 땅에서 발생하는 일에 중재자를 자처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던 것과 달리, 이례적인 강한 어조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특히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는 긴급 정상회의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주변과 평화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자국의 의지만 강요하려고 한다”라며 “이스라엘의 침략은 국제법과 규범을 짓밟는 무모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나아가 “이스라엘의 침략은 가자지구를 거주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자국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려는 서막을 알리는 것”이라며 그 의도를 꿰뚫는 통렬한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읽기)
이스라엘이 수치를 모르고 가자지구에서 학살을 이어온 지도 만으로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유엔 인권위원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제서야 학살인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하기 시작한 2년 전에도, 1948년 나크바의 순간에도 모두 학살이었습니다. 이에 봉기도 팔레스타인 연대와 이스라엘 규탄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이스라엘은, 지금 당장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중단하라.
미국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그 공모자인 미국의 체계적인 전쟁범죄를 규탄하라.
팔레스타인 해방의 그날까지 연대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연대의 불씨가 빛나는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